식당을 가보면 가끔 성경구절이 붙어 있는 식당을 보게 될 때가 있다. 구절을 보면 ‘아 예수님 믿으시는 분이신가보다’ 라고 생각이 될 때도 있지만, 가끔은 본래의 뜻을 알지 못하고 사용하는 구절들이 붙어 있을 때에는 아쉽기도 하다. 얼마전 어떤 청년과 대화를 하면서 나는 이런 이야기를 했었다. “나는 요즘 다짐한 것이 있는데 하나님의 말씀을 올바르게 전하고 싶어’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말이라고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우리는 우리의 시선에 성경 말씀의 본래의 뜻을 모르고 나누거나 전하거나 사용할 때가 있다. 그런 구절이 참 많다. 그러나 그 중 하나는 오늘의 제목의 구절이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빌립보서 4:13′
모든 것이 다 이루어진다는 뜻이 아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도 알고 있는 성경구절이다. 청년들이 삶에서 정말로 많이 쓰는 구절이기도 하다. ‘내게 능력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얼마나 좋은 외침인가. 하나님과 함께라면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라고 외치는 것 같아 보인다. 마치 이 말씀을 조금 더 쉽게 말하자면 이런 것 처럼 느껴진다. ‘“불가능은 없다!” 맞는 말이다. 하나님과 함께라면 불가능이 어디 있겠는가? 하나님의 능력으로 말미암아 가능해질 것이다. 그가 일하시면 말이다. 그러나 이 말씀을 오해해서는 안 된다. 모든 것이 다 이루어진다는 뜻이 아니다.
내게 능력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말은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는 뜻이 아니다. 우리는 이 말씀을 흔히 나는 어떤 일이 있어도 주 안에서 ‘해낼 수 있다’ 라는 뜻으로 알고 있다. 식당이나, 사업장이나, 내가 무엇을 원할 때 우리는 늘 이렇게 외친다.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어! 하나님이 도우시니까!” 그러나 이 도우심은 내가 무엇인가 더 잘 되고, 성공하기 위함에 사용하는 구절이 아니다. 단순히 불가능은 없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내가 원하는 모든 것’ 에 시선이 갇혀 있다.
그렇다면 무엇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말씀을 볼 때는 앞 뒤 문맥을 봐야한다. 그 구절이 무엇을 말하는지, 어떤 뜻을 갖고 이야기를 하는지 봐야 한다는 것이다. 나의 입맛대로 말씀을 보고 해석하면 큰 오류를 범할 수 있다. 13절 이전에 11-12절을 본다면 13절 말씀의 뜻이 다르게 다가 올 것이다.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빌립보서 4:11-12
바울의 고백은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나는 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이 아니다. 먼저 바울의 상황은 어떠한가? 빌립보서는 사도바울이 로마 감옥에서 빌립보 교회 교인들에게 보낸 서신이다. 바울은 감옥에 갇혀 있다. 상황적으로 바라봤을 때에는 희망적이지 않다.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바울은 먼저 뭐라고 이야기하는가?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라고 말한다. 즉 ‘모든 상황’ 을 의미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다” 비록 내 상황이 어려울지라도, 풍족할지라도 바울은 어떠한 경우에도 적응 할 수 있는 비결을 배웠는데 그것은 바로 ‘자족하는 것’ 이라고 말한다.
자족(αὐτάρκης) ‘아우타르케스’ 는 상황 속에서 ‘스스로 서다’ ‘스스로 만족하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자족하는 것
자족 이라는 것은 형편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자족하다. 즉 감사하는 것이다. 바울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너는 무엇이든 할 수 있어’ 라는 뜻이 아니다. 내게 주어진 상황이 어려워도, 풍족하여도 그 어떤 모습일지라도 우리는 모든 상황에 자족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하나님의 섭리와 주권의 역사하심을 인정하는 것이며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때 우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고 문제가 다가 왔을 때 문제보다 크신 하나님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고, 풍족한 삶을 살아갈 때에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내게 능력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으니라” 는 우리 삶에 진정한 소망은 ‘내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 이 아니다. ‘내게 능력주시는 자 안에’ 거하는 것이다.
Copyright ⓒ액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