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선우 목사님은 거룩한빛광성교회에서 청년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액츠청년뉴스
<사순절을 보내며 #1>
우리는 어떤 사람을 믿는다고 한다면 적어도 그 대상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알아가려 합니다. 그 사람을 알지 못하는데 “나는 당신을 믿습니다.” “나는 당신을 신뢰합니다.” 라고 말한다는 것은 어쩌면 굉장히 모순 된 말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슨 말씀을 드리고 싶은거냐면 우리는 열심히 교회를 다니며 신앙 생활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 우리에게 와서 “당신이 믿는 예수님은 어떤 분이세요?” 라는 질문에 우린 뭐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요. 쉽게 말해 우리는 예수가 누구인지 알고 믿는지에 관한 부분입니다. 내가 믿는 예수. 나의 구원자인 예수. 내가 너무나도 사랑한다고 그렇게 매주 외치고 찬양하고 고백했던 예수. 우리는 그 분의 삶을 알고 있을까요? 우리는 그 분이 걸었던 인생의 순간들을 알고 있을까요. 우리는 그 분의 마음을 정말 바라보고 있을까요. 우리는 그 분의 눈물의 의미를 정말 알고 있을까요.
2000년 전 이스라엘 백성들은 메시아를 기다렸습니다. 성경의 예언 처럼 자신들을 살릴 메시아가 올 것임을 소망했습니다. 세상은 더 어려워지고 자신들의 자리는 점점 더 사라져가고 로마의 핍박으로 부터 어려움을 당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신들의 왕을 기다렸던 것이죠. 그리고 그토록 기다렸던 메시아가 이 땅 가운데 드디어 왔습니다. 그의 이름은 ‘예수’ 여호와는 구원이시다 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 이상합니다. 사람들은 그를 반기지 않습니다. 좋아하지 않습니다. 좋아하지 않고 기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는 메시아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는 우리의 구세주가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메시아처럼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이 생각한 메시아의 모습과 전혀 달랐기 때문입니다. 누가 봐도 강한 힘과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하는 분이 사람들에 이끌리어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것 처럼 보이고, 누가봐도 아름다운 모습과 좋은 옷을 입고 있어야 하지만 먼지 가득한 옷과 신발을 신고 있었습니다.
이사야의 예언 처럼 그는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연한 순 같고 마른 땅에서 나온 뿌리 같아서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은즉 우리가 보기에 흠모할 만한 아름다운 것이 없도다” 이사야 53:2
연한 순 같다는 것은 갓 나온 싹이어서 깨끗하고 순수하지만 어떠한 힘도 없어보이는 그런 연약한 존재 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마른 땅에서 나온 뿌리 같아 고운 모양도 없다는 것은 보잘 것 없어 보이는 모양을 갖고 있다는 것이죠. 풍채도 없다는 것은 그럴 듯한 모습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도 흠모할 만한 아름다운 것이 없이 예수의 모습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예수는 강한 잎사귀 같고, 어떤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여야 하고 가장 좋은 땅에서 나온 뿌리 같아서 누가봐도 고운 모양으로 존재하고 있어야 했고 풍채는 남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윤기가 나고 누가 봐도 그를 바라보고 따라가고 싶은 모습의 흠모할 만한 아름다움이 있는 자. 그런 자가 메시아 였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보여지는 모습을 보며 메시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단 한가지. 자신들이 생각한 신의 형상에 부합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바라보는 예수의 모습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믿음의 모습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예수의 형상과 모습을 우리가 정해놓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예수는 이래야 한다고 말이죠. 내가 생각하는 예수는 흠모할 만한 아름다운 것이 있어야 한다고 말이죠. 우리는 누구를 보고 무엇을 믿으며 살아갈까요. 예수는 여러분들에게 어떤 존재로 계셨으면 좋겠나요? 그 분은 우리의 꿈과 소원을 이루어주는 요술램프도 아닙니다. 우리의 소원을 이루어주기 위해 이 땅에 오신 분이 아닙니다.
연한 순 같으시고 마른 땅의 뿌리 처럼 보이시고, 흠모할 만한 대상 처럼 보이지 않으시고 세례요한에게 똑같이 세례를 받고 걸어가는 그의 뒷모습은 외적으로 전혀 빛나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나 그는 가장 빛나는 곳에서 가장 어두운 곳으로 오신 분. 가장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오신 분. 우리를 살리시기 위해 오신 분. 이제는 죄 가운데 있는 자신의 자녀들의 고통을 끊어주실 분. 자신이 죽어 우리를 살리시기 까지 사랑하신 분. 우리는 그 분을 믿는 것입니다.
당신에게 예수는 어떤 존재입니까.